2022. 9. 12. 01:06ㆍ스위스 정착기록
다른 나라, 다른 도시로 이사가기로 결정이 되었다면 이사갈 집을 알아보는게 인지상정!
내가 살아보지 않은 도시에 집을 구한다는건 어마어마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아주 복잡한 일이다. 특히 그게 외국일 경우. 우선 동네가 적당한 가격대여야 하고, 너무 위험한 지역은 피해야 하고, 직장/학교와 너무 멀지 않거나 멀더라도 교통이 어느정도 괜찮아야 하고 등등... 미국에서 살면서 나도 집도 구해보고 룸메이트도 구해보고 이사도 여러번 다녀보았지만... 스위스는 좀 넘사벽으로 힘들었다.
모든 대도시가 그렇겠지만 집구하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스위스의 경우는 단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단순한 이유때문은 아니다. 사실 너무 많은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풀어보기로 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스위스에 살지 않으면서 스위스에서 렌트를 구하기는 불가능하다. 진짜 불가능하다. 스위스에 이미 들어와있으면 가능성은 조금 높아지는데 이것도 시간과 품이 엄청나게 들기때문에, 한국이나 미국 경우를 생각하거나 (ex 조건들을 좀 타협하면 금방 구하겠지~), 운을 기대한다면 (ex 남들은 어렵다고 해도 나는 다르겠지~), 라는 마음은 버리시라.
예외로는, 1) 이미 살던 사람에게 집주인 동의하에 렌트계약을 그대로 넘겨받거나 서브리스로 들어가는 경우, 2) WG에 들어가는 경우 (WG는 쉽게 말하면 룸메이트 개념인데 독일어권을 포함한 유럽에서는 그냥 아주아주 흔한 거주형태로 방 2-4개의 집에 방 하나를 내껄로, 화장실/부엌/거실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정도밖에 없겠다.
그래서 결론을 말하면, WG가 아니라 혼자 살 집을 구할 목적이라면, 한국에서 미리 스위스 내 임시거주지를 확정짓고 와야한다.
나의 경우, 임시거주지를 정하지 않고 도착해서 생돈을 날린 경우다. 우선 2-3월이 스위스에서 부동산 매물이 나오고 빠지는 큰 이사철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희망을 가졌었다 (바보). 학교에서 보내준 임시거주지 리스트가 있어서 그걸 찾아보긴 했지만, 좀 번거로운 시스템이라 꽤 오래 망설였다. 못생기고 비싼 집이라는것 이외의 이유는, 한달단위 계약을 하더라도 나가기 2-3달 전에 통보를 해야하는 시스템이라 딱 한달, 맥시멈 두달만 살 계획이었던 나로서는 상당히 귀찮았던 것이다. 더 큰 이유는 내가 설렁설렁 알아보는 사이 괜찮은 가격에 괜찮은 위치의 임시거주지들은 다 솔드아웃.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저렴한 호텔에 2주 머물며 내 집을 구하자, 라는 결심을 하고 도착하지만, 이건 스위스 부동산 상황상 불가능한 계획이다.
집을 구하는데 오래 걸린다는 것보다 더 큰 이유는 제대로 된 거주증명이 되는 임시거주지 없이는 정착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스위스 거주목적으로 입국한 사람은 입국 14일 이내에 구청(Kreisburo)에 도착신고를 겸하는 residence registration을 해야하는데, 이때 거주지 주소를 증명하는 서류를 같이 제출해야한다. 또 은행 계좌를 열때도 각종 정보 및 카드가 이 주소로 도착한다 (은행에서 직접 카드를 건네주지 않고 왜!!).
아니 이제 막 도착했는데 집주소라뇨? 집구하기도 어려운 이곳에서? 라고 생각했는데,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집주소를 엄청엄청 중요시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본인 신분증명이 압도적으로 중요하지만, 유럽은 내가 머무르며 살고있는 고정된 집주소도 신분증명 못지않게 더 중요하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이런 알선(?) 목적으로 초기 임시거주지를 제공하는 개인 비지니스도 있고, 사실 대부분 많은 뉴비들은 WG를 구하더라.
게다가 왜 주소가 중요하냐 하면, 스위스는 많은 중요 서류들이 우편물로 오는데, 또 이 우편들은 내 명패가 붙어있는 메일박스에만 넣어준다!! 따라서 임시 거주지를 결정할 때 고려할때 거주증명 서류를 만들어주는지, 그리고 내 이름을 붙인 메일함을 만들어주는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입국한지 하루하루 시간은 흘러가는데 나는 주소를 증명할 수 없어서 Kreisburo에 가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비싼 돈을 내고 임시거주지에 들어가게 된다. 내가 이용한 곳은 홈라이크였는데, 비쌌지만 굉장히 친절하고 내 거주지 문제를 해결해줬다. 여기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함은 한달단위 칼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점, 주소증명서류를 제공하는지를 명확히 알려주는 점 (그러면서 우편함도 같이 만들어주는듯하다) , 문의점이 있을 때 메일에 칼답을 해주는 직원이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클리어했다는 점이었다. 내가 들어갔던 곳은 2주에 한번씩 룸서비스처럼 청소도 해주셨다. 좀 일찍일찍 예약하면 괜찮은 위치에 저렴한 가격에 구할수도 있지 않았을까. 단점이라면 퇴실(?)할때 청소비를 내야하는것과 좀 (많이) 비싸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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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는 에어비앤비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집 정보 디테일에 Certificate of residcence provided가 있는지 확인하는게 제일 중요하다.
다음 포스팅은 스위스 도착 이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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